"난 하이라이스 찜!! 3분카레 4개, 3분하이라이스 2개 남았다! "
초등학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중 하나가 바로 "뒷뜰야영" 이다.
개나리 단원을거쳐 진달래 단원까지..꽤나 오랫동안 걸스카우트 단원생활을 했던 나는
매년 봄이면,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하루를 보내는 신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밥을 해먹고 잠을 자는 야영이라니..
마냥 학교가 무서웠던 초등학생에게 이 어찌 신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
뒷산으로 가던 담력훈련도, 침낭안에 쏙 들어가 도란도란 수다를 떠는것도 좋았지만
어렸을적 부터 먹는데 일가견이 있던 필자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은 역시 식사준비 였다.
버너 위에 찌그러진 코펠냄비를 얹어 밥을 지어 3분 카레/하이라이스를 부어먹는게 전부였어도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는 밥은 왜그리도 꿀맛이었는지..
사람수에 맞춰 3분하이라이스와 3분카레를 반씩 준비해 취향에 따라 골라먹곤 했는데,
그 때마다 나의 선택은 늘 3분 하이라이스였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일까 ? 아직도 기억 속 3분 하이라이스의 맛을 더듬어보면
누룽지가 앉은 코펠 냄비를 땀을 뻘뻘 흘리며 닦던 어린시절의 내 모습과
밤새 탁탁 타오르던 캠프파이어 모닥불 냄새가 함께 떠오른다.
나에게 있어 하이라이스는 뒷뜰야영의 맛이다.
하야시라이스 혹은 하이라이스는 서양의 데미그라스 소스를 응용해 만드는 요리를 말한다.
(데미그라스 소스란 ? 자세히 알아보기 클릭+ )
밀가루와 버터를 동량으로 볶아 만든 루에 레드와인, 토마토 페이스트등을 넣어 만든 데미그라스 소스에
고기,야채등을 넣어 만들어 밥위에 얹어 먹는데 카레라이스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카레와는 완연히 다른 음식!
보통 우리가 "하이라이스"로 부르는 음식의 일본 이름은 "하야시 라이스 (ハヤシライス)"다.
간사이 지방에서는 "하이시 라이스"라 불리기도 하며 이름을 줄여
"하이라이(ハイライ)」"라고 불리우는 경우도 있다고.
그렇다면 왜 하야시라이스가 한국으로 넘어오며 하이라이스가 되었을까 ?
"하야시라이스"의 유래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히야시라이스의 유래는 유력한 두 가지 가설이 있다.
(1) 소고기를 잘게 썰어 만든 서양요리 Hashed Beef And Rice가 일본어풍으로 발음되어 "하야시라이스"가 되었다는 것
(2) 일본 출판사겸 문구판매 업체 "마루젠"의 창업자 "하야시 유우테키" 씨가
손님이 오면 고기,야채류를푹 익혀 밥과 함께 대접하곤 했는데 그 요리가 유명해져
그의 이름을 따 "하야시 라이스"라 불리우게 되었다는것
(2)번 가설에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마루젠>은 현재 일본에서 다양한 서적, 문방구를 취급하는 대형 유통점이다.
1869년에 창업한 마루젠은 서양 문물,문화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일본에 소개하는 메이지 시대의 선진기업.
수입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서양 사람들과 친분이 두터웠던 하야시 유우테키 씨는 그들을 통해 알게된 외국의 요리법을 응용해
밥 위에 고기와 야채를 푹 고아 만든 소스를 얹어 덮밥을 만들게 되었는데 그 메뉴가 유명세를 타 양식당등의 메뉴로 등장하게 됬다는 것.
어떤 이야기가 진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후자쪽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고 한다.
어렸을적, 아버지 월급날에 종종 가던 "경양식집"들엔 언제나 하이라이스가 있었다.
이젠 그 곳들의 하이라이스가 맛있었는지, 맛없었는지 조차도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에 비해 국내 음식점에서 "하이라이스"를 찾기가 꽤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하야시 라이스"를 맛본 것은 국내에 진출한 일본의 유명 카레 전문점 "C"에서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카레집인데, 세번째 방문때 쯤 궁금한 마음에 카레 대신 하야시 라이스를 주문해 봤다.
보들보들 익힌 계란을 올려낸 하야시 오므라이스.
김이 모락모락 ! 맛있어 보이는 하야시라이스를 부푼 마음으로 베어문 순간 !
실망스럽게도 앞으론 그냥 카레를 시켜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맛없는 요리는 아니었지만 기대했던 옛날 추억의 맛은 아니었으며 , 그렇다고 그 집 카레에 견줄만한 대단한 맛도 아니었달까 ?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맛있는 하야시 라이스를 맛보았던 일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한번 C의 하야시 라이스를 시켜봤지만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점점 하야시라이스를 파는 곳이 적어지는 이유는
한국인의 입맛에 하야시 라이스가 잘 맞지 않아서 일까 ? 아니면 제대로 맛을 내기가 어려워서?
그 진짜 이유가 사뭇 궁금해진다.
이번 여행에서 맛본 맛있는 두 곳의 하야시 라이스를 소개해 보려한다.
각각 다른색의 매력을 가진 맛이었기에 비교는 어렵지만,
두 곳 모두 "이것이 하야시 라이스다"라 말하는 듯한 인상적인 맛이었음에 분명하다.
오사카 홋쿄쿠세이(북극성,北極星)
일본에서 처음 오므라이스를 만들었다 주장하는 두 노포 중 한 곳인 80년 전통의 <홋쿄쿠세이>.
이 곳에는 원조 오므라이스만큼이나 먹어볼 가치가 있는 "하야시 라이스"가 있다.
이어질 오므라이스편에서 다시 언급 하겠지만 홋쿄쿠세이의 오므라이스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케첩소스"였다.
흔히 생각하는 케첩과는 다른 깊고 산뜻한 맛이 있는 케첩소스는 이 곳 오므라이스의 명성을 이해하기에 충분한 맛이었는데
하야시 라이스에 쓰인 데미글라스 소스 역시 그에 대적할 만한 깊은 맛이었다.
다소 느끼한 케찹라이스를 부드럽게 감싸안은 연노랑빛 계란위에
부드럽게 익은 소고기 샤브를 더해 만든 짙은 갈색빛의 소스가 넉넉히 올려져 나온다.
묽지도, 그렇다고 되지도 않은 적당한 농도의 소스는 입안에 착 감기는 부드러움을 지님과 동시에
"허투루 만들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깊은 맛을 자랑한다.
도쿄 롯폰기 미드타운 <도쿄 하야시라이스 구락부 (東京ハヤシライス倶楽部)>
언젠가 지인님의 도쿄 여행 사진을 보며
"이번에 도쿄가서 짜장밥 사먹었어요? ;;" 라는 실없는 질문을 한적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사진 속 <도쿄 하야시라이스 구락부>의 "하야시 라이스"는
진하디 진한 색깔이 얼핏 짜장밥과 같은 외모(?)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 여행 중 드디어 이 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마침, 가게가 위치한 롯폰기 미드타운에서는 <미드타운 카레>축제라 하여
카레를 팔고 있지 않는 가게 들에서도 카레메뉴를 내는 이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덕분에 원래는 판매되고 있지 않는 구락부 스타일의 카레를 하야시 라이스와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카레 역시 단품으로 맛을 보았다면 맛있게 먹었겠지만 , 하야시 라이스와 함께 맛을 보니 단연 하야시 라이스의 승 !
이 곳의 하야시 라이스는 묘하게 어디선가 맛본듯한 아련한 추억의 맛을 진하게 농축시켜놓은 느낌이랄까 ?
진하디 진한 소스는 여느 하야시 소스와는 다른 느낌이지만 먹을수록 수저를 바쁘게 움직이게 되는 중독성 있는 맛이다.
보들보들 부드럽게 익은 오믈렛을 갈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이 곳은 일본 유명 맛집 프로그램 vvv6 <미드타운 맛집> 편에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MC들이 매운맛 하야시 라이스를 먹고 너무 맵다며 호들갑(?)을 떠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한국인의 입에는 단맛보다는 매운맛의 하야시 라이스가 더 잘 맞을듯 싶다.
그리고 짚고 넘어가야할 또 한 곳의 레스토랑 !
도쿄 긴자 <렌가테이(煉瓦亭)>
위에 언급한 <홋쿄쿠세이>와 더불어 오므라이스의 원조라 주장하는 또 다른 노포가 바로 이 곳 <렌가테이>다.
오므라이스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뤄두고 , 오늘은 이 곳의 기막힌 데미글라스 소스에 대해 말해보자.
믿거나 말거나 지만, 하야시라이스 자체는 마루젠(丸善)이 원조이지만 그것은 케찹 베이스로 만들어졌던 것이며
데미글라스 소스로 하야시라이스를 만들어 낸 것은 바로 렌카테이(煉瓦亭) 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이 가설이 진짜 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바가 없지만 렌가테이의 데미글라스 소스는 세월이 깃든 깊은 맛임은 분명하다.
옆 테이블의 푸짐한 접시를 보고 따라 햄버거 스테이크를 따라 주문해보았는데 감탄이 절로 나오는 깊은맛의 데미글라스 소스 !
접시 한 켠에 놓여진 빳빳한 스파게티의 맛은 너그러이 용서할 수 있을만큼 깊고 진한 맛의 소스였다.
이 소스로 만들어진 하야시 라이스는 먹어보지 않았어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을것 같은 맛일듯 싶다.
흔히들, 하야시라이스를 카레라이스의 동생 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하지만 하야시라이스는 베이스부터 카레라이스와는 완연히 차이가 나는 다른 음식이라는 것 !
하야시 라이스는 토마토의 상큼하고 깔끔한 맛이 가미되어
강황등의 향신료의 맛이 강한 카레 와는 다른 부드럽고 매력적인 맛을 지녔다.
카레라이스와 착각, 혹은 비교 하지 말아줘 !
나는 하야시 라이스 !
1. 홋쿄쿠세이 (북극성,北極星)
찾아가는길 : 오사카 신사이바시(心斎橋)역 7·8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영업시간 : AM 11:30 ~ PM 09:30
메뉴: 치킨 오므라이스 682엔 , 비트 하야시 오므라이스 10,500엔
2. 도쿄 하야시라이스 구락부 (東京ハヤシライス倶楽部)
찾아가는길 : 도쿄 롯폰기역(六本木) 미드타운 갤러리아 지하 1층
전화번호: 03-5413-3277
영업시간 : AM 11:00 ~ PM 09:00
메뉴 : 하야시라이스 단맛/매운맛 950엔
3. 렌가테이 (煉瓦亭)
찾아가는길 : 지하철 긴자(銀座)선 긴자(銀座)역 A13출구에서 도보 1분
전화번호 : 03-3561-7258
영업시간 : AM 11:15 ~ PM 03:00 / PM 4:40 ~ PM 09:00
메뉴 : 오므라이스 1,250엔 ,하야시 라이스 1,400엔, 햄버거 스테이크 1,250엔

먹어보고싶어용
비교체험해보고프네여..ㅠㅠ
제 블로그에 담아갑니다.
하야시라이스 생소하지만 꼭 맛보고 싶네요~
꿩대신 닭이라구 3분요리 사먹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