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담동 한적한 골목에 자리잡은 <레스뿌아 L'Espoir>
뉴욕 다니엘 (Daniel)출신의 임기학 쉐프가 운영하고 있는 비스트로(bistro)스타일의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기본에 충실한 프렌치 요리를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가진 레스뿌아는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작지만 알찬 프렌치 비스트로다.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에서 편안한 식사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는 임기학 쉐프의 바램이 오롯히 전해지는 곳. 
레스뿌아의 실내는 생각보다 더욱 아담했다.
몇 안되는 테이블이 놓인 작은 공간이 오히려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비스트로"라는 이름답게 프렌치 스타일의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메뉴들로 구성되어있다.
오리콩피와 감자, 버섯, 오븐에 구운 아귀요리,어니언수프 등을 단품으로 맛볼 수 있고, 코스요리도 주문이 가능하다.
이 곳에서 꼭 맛봐야 할 요리 중 하나는 바로 어니언수프 (8000원)
카라멜라이즈드한 양파의 달콤함과 더불어 쉐리와인이 내는 깊은 달콤한맛..
진한 치킨육수와 쫄깃한 그뤼에르 치즈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진한 풍미의 수프다.
진하고 그윽한 향이 폴폴 ! 짠맛, 단맛에 감칠맛까지 느껴지는 오감만족의 어니언 수프.
따뜻한 스프 속 부드러워진 바게뜨에 쭈욱 늘어지는 그뤼에르 치즈가 입에 착착 달라 붙는 느낌이다.
그리고오리 꽁피 (28,000원)
오렌지로 향을낸 두가지 곡물과 송로버섯향의 묽은 소스를 곁들인 오리콩피다.
마지막에 오븐에 구워낸 이 곳의 콩피는 기름이 적당히 빠져있고, 겉은 바삭한 느낌이다.
입안에서 또르르 굴러 씹히는 오렌지향의 꾸스꾸스가 콩피의 맛과 아주 잘 어우러진다.
이 외에도 , 재치있게 재해석한 시저샐러드 , 달콤한 크렘뷜레 등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정교하고 가벼운 누벨퀴진 음식이 식상하다면
비스트로의 개념의 작지만 아늑한 레스뿌아에서의 편안한 식사를 추천하고 싶다.
"넌 질질 흘리고 뭍히고 먹는게 이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쩜 그리 변함이 없냐"
"한결같은 모습이 내 매력이지"하도 풀어대 콧망울이 빨갛게 헌 채로 쉴새없이 코를 훌쩍이며 그렇게 대답했다.
독감으로 몇 일을 앓아 누워 있다가 간신히 기운을 차리고 나온 참이다.
정신이 혼미해 질 정도로 아프면서도 뜨끈뜨끈한 양파수프 타령을 하고 있는 걸 듣더니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며 한참을 타박하고는 결국엔 신경 써 데리고 나와 준 마음이 고맙다.코가 단단히 막혀 숨쉬기도 힘들지만 치즈의 고소하고 깊은 풍미와
양파의 은은하고도 달콤한 맛 만은 정확하게 느낄 수 있다."야야, 너 절대로 남자친구랑 양파스프는 먹지 말아라. 이게 뭐냐. 누가 봐도 도망가겠다"
맞는 말이다. 온 몸 구석구석이 노곤노곤 해 지는 것 같은 사랑스러운 맛이지만
확실히 잘 보이고 싶은 사람 앞에서는 곱게 먹을 수 없는 음식임이 분명하다.문득 그 사람이 생각났다.
가장 나 다운 모습을 사랑했었기에 가식이나 꾸밈 따위는 필요없었다.
칙칙 입에 감기는 치즈를 손등으로 슥 문질러 닦아가며 정신없이 먹다가 고개를 들어보면
그저 따뜻한 눈빛으로 빙긋이 웃어주던평생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
평생을 두고 먹고 싶은 양파수프와 기억이 겹쳐진다는 건 참으로 가슴 서늘해 지는 일이다."이것도 먹어봐. 맛있더라"
분명 이 녀석과는 오리 콩피를 먹은 기억이 없는데, 아마도 여자친구와 다녀갔던 모양이다."너 콩피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이 기분좋게 입안에서 어우러진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 난 그저 맛있게 먹는거지"
탱글탱글한 보리알을 입안 가득 넣고 우물우물 씹으며 대답한다."콩피는 말야, 긴 시간 동안 정성을 쏟아서 만드는 음식이야. 그래서 더 맛있는거라구"
"우리도 긴 시간이 지나서 더 맛있는 사이가 된 건가?"
"야, 니가 맛있긴 어딜봐서"키득키득 떠들며 달콤한 디저트까지 싹싹 비우고 나니,
감기 따위는 금방이라도 다 나은 듯한 기분이 든다.문득 이 녀석은 여자친구와 먹은 콩피가 어떤 기억으로 남게될까 생각했다.

비스트로
"레스뿌아 (L'Espoir)" 정보위치
청담역 부근 상아아파트 맞은편
청담역 6번출구에서 직진해 미니스톱과 스타벅스 사잇길
전화번호 02-517-6034
메뉴
시저샐러드 8,000원 / 아귀요리 28,000원
/ 오리콩피 28,000원 / 어니언수프 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