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고기를 굽던 성찬이처럼, 추억으로 맛을 느끼던 진수의 어머니처럼.
어쩌면 음식은 미각으로만 먹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그 때 그 경양식집을 기억하십니까? 한가롭던 어느 주말.
아..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던 우리 가족.
'돈까스 어때?' 라는 누군가의 한 마디에 근처 레스토랑을 검색하던 나.
문득 발견한 인천의 3대 경양식집 기사.
오오! 요즘 세상에 경.양.식.이라니요....
그래서 찾아가게 된 국제 경양식.
국제경양식은 1972년 중앙동에 스낵하우스라는 이름으로 개업을 했다가 6년 뒤
국제경양식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 인천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국제 경양식의 스테이크를 맛보기 위해 모여들었었다고 하더군요.
밥으로 하시겠습니까, 빵으로 하시겠습니까?
자, 국제 경양식의 외관을 보겠습니다.

응?
네;;; 경양식집이라니까요.

내부는 이렇습니다. 깔끔한 분식집의 분위기랄까요?
하지만 단순히 분식집으로 치부하기에는 취향이 묘하게 기품있습니다;;;

주문을 합니다. 돈까스로 주세요.
하지만 사장님의 추천메뉴는 안심 스테이크이니 다음번엔 꼭 와서 먹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기다렸던 이 한 마디.
"밥으로 하시겠습니까? 빵으로 하시겠습니까?"
이 말...정말 듣고 싶었어요.
당신의 사랑한다는 말 (응?)
맛으로 추억을 말하다...
빵이 나왔습니다.

오, 이거. 갓 구운 식빵입니다. 따끈따끈하고 쫄깃하네요.
곁들여 나온 버터와 사과쨈이 정겹습니다. 이거 맛있어서 추가로 더 시켜 먹었어요.


그리고 크림스프. 스프는 야채수프와 크림스프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뚜기 스프랑 비슷하잖아!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그보다는 확실히 부드럽고 진한 맛입니다...(라고 썼는데 오뚜기 스프 끓인거면 어쩌지-_-;;;)

빵을 스프에도 쿡 찍어서.

그리고 기다리던 그 분. 큼지막한 돈까스위에 충분히 끼얹어진 소스.
삶은 당근과 양배추, 마카로니 등. 야채가 많이 곁들여져 있어서 좋네요.

엄마가 집에서 해 주시는것보다는 좀 얇지만, 정말이지 - 추억의 맛입니다.
무엇보다도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좋더군요.

그리고 화룡점정. 후식.
사이다와 커피가 있습니다. 커피를 시키면 한 삼십년 전 디자인같은 커피잔에 담긴 커피와 함께
설탕, 프림통이 따라 나옵니다. 호호호.
가만히 먹으면서 주변의 손님들을 살펴보니 반바지, 츄리닝 차림에 아이들 손 잡고 나온 가족,
백발이 성성한 노모를 모시고 나온 중년의 부부 등. '레스토랑'을 가기 위해 차리고 나왔다기 보다
편안한 동네 식당에 나온 듯한 분위기이더군요.
그리고 생각보다 안심스테이크를 시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왕년에 스테이크 좀 먹으러 다녔다 하셨던 분들이 잊지 않고 찾아오시는 듯 했달까...
가게를 나와 보니 앞에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는 고급 차량들이-_- 그 사실을 뒷받침 해 주고 있더군요.
솔직한 평을 내리자면 요새 전국 도처에 널려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 비하면
그다지 화려하고 엄청나게 맛있는 맛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 언급했던 것처럼 '추억'이라는 양념이 곁들여진 아련한 맛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 아빠 손 잡고 뛸듯이 기뻐하면서 어둑어둑한 경양식집에 가서는
돈까스, 생선까스, 함박스테이크, 햄구이가 한가득 나오던
스페샬 혹은 정식이라는 이름의 메뉴에 행복해 하던 그 때의 그 추억 말입니다.
음식은 미각으로만 먹는게 아니라는 말에 심히공감해요 ㅎㅎㅎ
아.. 사진을 보니 어렸을때 엄마아빠손잡고 다니던 경양식집이 생각나요 ㅋㄷ
이름이 뭐였더라 ㅡ_ㅡ..
갑자기 그리워지는 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