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소 vs 식객소 > 드라마 속 꽃순이 vs 영화 속 순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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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0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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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그러니까 벌써 17년 전쯤 일이다.
 명절이면 꽉막힌 고속도로를 타고 시골로 가는길이 어린 나에겐 참으로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답답한 차 속에 갇혀 뒤척거리면서도 늘 시골로 가는 길은 설레였던 이유는 바로
 모든게 신기하기만 느껴지던  "시골"의 풍경 때문이었다.

 태어나서 쭉 서울에서만 자라온 나에겐
 누렁소가 살던 큰집 외양간, 작은 염소들을 키우던 작은집 마당, 아궁이에 불을떼 밥을 하던 재래식 부엌까지
 모든게 신기하기만한 별천지였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바로 큰 집 외양간.
 큰 집에선 누렁이 란 이름의 집채만큼 커다란 소를 키우고 있었다.
 누런풀을 집어주면 내 손까지 그 커다란 혀로 낼름낼름 핥아 온통 침범벅이 되곤 했는데,
 그게 재미있어서 아침저녁으로 누렁이에게 풀을 뜯어주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듬해 설날이었던가, 누렁이를 보러외양간으로 갔는데 커다란 누렁이가 작은 송아지로 변해있는게 아닌가 !

              : "큰엄마, 누렁이 어디갔어요? 누렁이 대신 송아지가 있어요"
큰어머니 : "응, 누렁이가 너무 커서 외양간이 좁다길래 송아지로 바꿔왔어" -_-;  

 그 당시엔 그냥 아무생각없이 그런가보다 (-_- ) 하고 넘어갔었지만,
 어제 꽃순이를 보며 갑자기 내 손을 온통 침범벅을 만들어놓던 누렁이가 문득 떠올랐다.

 그 때 그 누렁이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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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식객"
은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던 영화였다. 
 좋아하던 만화가 원작이었기에, 기대가 너무도 컸던 탓이었으리라..
 
 아쉬움이 남았던 영화였지만, 정말 이 이야기만은 최고구나 싶던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성찬이와 소 "순진이"의 이야기 가 담긴 장면 이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소와 성찬이의 사연은 차이가 있다.
잠시 그 모습을 살펴보자.

먼저 영화 속 순진이다.
영화에서는 성찬이가  운암정을 나와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위해 제일 먼저 가족처럼 여기며 직접 키운 소 로 등장한다.
홍수가 났을때도 목숨을 걸고 순진이를 지켜낸 성찬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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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드라마 속 꽃순이는 성찬이가 우연히 발견한 "호태"라는 꼬마가 동생처럼 키운 건실한 소 로 등장한다.
심장병을 앓고있는 호태가 아버지와 함께 동생처럼 애지중지 키운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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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순진이와 꽃순이의 외모를 살펴볼까?
이미 쟁쟁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우량소이기에 두 마리 모두 빼어난 각선미(?)와 출중한 외모를 자랑한다.

순진이 몸매 vs 꽃순이 몸매  

두마리 모두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순진이와 꽃순이의 몸매는 조금 차이가 있다.

순진이가 탄탄해(?)보이는 매끈한 라인이라면,
꽃순이는 그에 비해 풍채가 더 좋은 늠름한 녀석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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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이 얼굴 vs 꽃순이 얼굴  

이번에는 얼짱 대결이다.
순진이와 꽃순이 모두 빼어난 외모의 소유우(牛)지만, 얼굴 역시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순진이는 꽃순이에 비해 얼굴이 좀 더 길고, 평행하게 솟은 뿔에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인다.
그에비해 꽃순이는 조금 더 둥근둥글한 느낌이다. 
위로 예쁘게 뻗은 뿔에 콧등이 짧고 순진이에 비해 눈이 조금 작다. 

만화 "식객"에서 허영만 선생님이 그리신 "순진이"를 떠올려보면 
꽃순이보다는 영화 속 "순진이"의 모습이 그와 더 흡사하다. 
평행하게 솟은 뿔이며, 커다란 눈망울까지 !  

개인적으론 나처럼 둥글둥글한 외모에 마음이 기운건지, 드라마의 꽃순이가 더 예쁘게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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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를 오랫동안 키워온 탓인지 불쌍한 동물들의 이야기는 모두 남일 같지가 않다.
 
 영화 식객을 봤을때도 , 드라마 식객을 보면서도 정말 펑펑 울었던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꽃순이와 순진이가  눈물이 그렁그렁해 도축장으로 끌려가던 장면  이다. 
 쓸쓸히 도살장으로 끌려가며  뒤를 돌아 성찬이를 바라보던 소의 눈망울에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영화와 드라마,  다시 보는 그 장면들 ..

영화  

 도축이 결정되고 성찬은 순진이가 움직일때마다 딸랑딸랑 소리를 내던 금방울을 떼어준다.
 그리고 순진이와 무언의 작별인사를 나누는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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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진이는 성찬이와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듯, 우뚝 서서 다시 한번 성찬을 바라본다.

눈물을 흘리며 순진이를 바라보는 성찬이.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순진이 ..

다시봐도 눈물이 날듯한 슬픈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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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드라마에서는 외양간에서 움직이지 않고 버티던 꽃순이가
호태가 직접 만들어온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작별인사에 순순히 자기발로 외양간을 떠나게된다. 

영화의 이별장면도 슬펐지만, 호태가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펑펑우는 장면에선
정말 내가 오래키운 소라도 파는것 마냥 엉엉 울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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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발로 도축장을 걸어가는 꽃순이.
그리고 꽃순이가 들어가버린 도축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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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는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얼마 안되는 동물 중 하나다.
 또한 사람이 느낄 수 없는 소의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어 도축장에 들어가기 전 대부분 자신의 죽을 직감한다고 알려져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죽기직전 눈물을 흘린 순진이처럼 현실의 소들도 자신의 죽음을 알고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영화에 출연했던 소가 실제 죽은것은 아니지만, 도축장에서의 충격으로 20~30kg의 체중이 줄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비록 말을 못해도 소는 우리들처럼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감정적 동물인 것이다. 

 영화 식객을 본 후 , 약 이틀간 -_- "채식주의" 생활을 했던것처럼,
 어제 꽃순이의 슬픈 눈망울이 자꾸 떠올라 두끼째 육식을 거부하고 있는 중이다. 
 뭐..지난번처럼 이틀을 못넘길게 뻔하지만 말이다 -_-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채식을 선택한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27년째 육식동물로 살고있는 나로서는 그런 결정을 내릴 용기와 자신이 아직없다. 
 다만, 이제부터는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그리고  더욱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

 17년전, 누렁이도 순진이나 꽃순이처럼 눈물을 글썽였을까?
 괜시리 센티해지는 비오는 오후구나..

                                                                                                                                                                글,편집 : 레카미에 (www.rimi.kr
                                                                                                                                                      사진 : 영화"식객" , 드라마 "식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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