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나 넘게 지났습니다만 드라마를 잘 챙겨보지 않는 제가 목을 빼고 기다리던 드라마가 바로 <식객>이었습니다.
맛있(어 보이)고 화려한 요리들이 정신없이 획획 지나가던 드라마를 놓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지요.
작년 정선 여행을 갔었을 때, 강원랜드 바로 옆에 <운암정 세트 건설현장>이라고 한창 공사중인 운암정을 볼 수 있었는데, 건설 당시부터 식당으로 정식 오픈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리모델링을 거쳐 정식으로 오픈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한 걸음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드라마가 한창 방영될 때, 인터넷에 자주 질문되던 내용 중 하나가,
'운암정은 실제로 있는 곳인가요?'
'운암정은 어디에 있나요?'
라는 식의 운암정의 실존 여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등장하던 운암정은 정선에 위치한 세트장과 삼청각, 경주의 라궁, 평창의 한국음식문화체험관 등에서 촬영이 되었습니다.
극 초반엔 주로 실내 장면 위주로 방영이 되다가, 공사가 완공이 된 후에는 야외 장면이라던가 정선에서 촬영된 장면들이 자주 방영이 되더군요.
그러므로 드라마 방영 당시엔 가상의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운암정이 바로 현실로 들어왔습니다.
말씀드렸듯, 운암정은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하이원 리조트) 야외 분수공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외관을 보았을 때는 식당이라기 보다는 으리으리한 한옥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분위기랄까요.
입구쪽에서 메뉴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둔 모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것이 운암정 본관의 모습니다. 운암정은 본관 외에도 VIP 손님을 위한 별실이 각각 마련되어 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별채 중 하나입니다. 사적인 모임을 갖기에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만 비싸죠;;)
정원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중간 중간에 테이블이 놓여 있어서 잠시 쉬어갈 수도, 차를 마실수도 있습니다
두 가지 종류의 차가 준비되어 있으며,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기 때문에 식사가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차를 한 잔 즐기면서 운암정의 분위기를 만끽하실 수도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또한 다례(茶禮)를 체험할 수 있는 다례관이 있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차와 다구, 생활예절과 차에 대한 예의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맛의 기본이 된다는 장, 장독대입니다.
고즈넉한 한옥의 분위기와 정취를 고스란히 살린 풍경을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운암정을 방문한 보람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궁금한 또 한가지.
현실에서의 운암정에서는 누가 요리를 할까?
숙수님, 성찬이, 오봉주까지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떠오르던 그들이 정말로 요리를 하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 말입니다.
현재 운암정의 조리팀장은 하이원리조트의 식음팀장이었던 맹상태 조리장으로 35년 경력을 보유한 요리의 달인이시라고 합니다.
맹상태 팀장 외에도 15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특급 요리사들로 이루어진 팀이 운암정의 음식을 책임지고 있으며,
모든 메뉴는 조선왕조 궁중 음식 명예 보유자와 궁중음식연구원, 약선요리로 유명한 약선당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철저한 자문을 거쳤다고 합니다.
맹상태 조리팀장이 이끄는 조리팀은 약 1,000여명의 국내 조리사들이 참가한 2009 서울세계관광음식박람회-한국국제요리 경연대회에서 단체 및 개인 참가자 12명 전원이 대상, 금상을 수상하는 등 그 실력을 이미 공인받은 바가 있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은 운암정의 요리는..비쌉니다. 네. 비싸요.
가장 저렴하게 준비되는 점심메뉴가 3만 5천원. 35만원의 코스요리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지요. 저도 방문하기 전에 이것저것 방문기를 살펴보았더니 위에 말씀드린 가격에 부가세 10%와 봉사료 10%를 추가로 받는다고 알고 갔었는데, 부가세와 봉사료는 별도로 청구되지 않더군요.
이번에 주문했던 메뉴는 낮것상(점심메뉴) 한우육회골동반(3.5만)과 한우영양곰탕(4.5만)입니다.
낮것상 단품 메뉴에도 전채로 샐러드와 전유화류가, 후식으로 과일과 전통차가 제공이 됩니다.
※ 골동반은 비빔밥의 옛말입니다.
고즈넉한 한옥의 풍경이 창 밖으로 보이고, 묵직하고 중후한 느낌의 테이블이 어우러진 풍경에
퓨전 국악의 은은하게 흐르는 실내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더군요.
테이블 차림에도 정성이 느껴집니다.
빳빳하게 다림질한 테이블 깔개엔 정성스레 수가 놓여져 있었으며,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는 물수건도 특별히 준비된 받침대 위에 놓여져 있었으며,
묵직하게 손에 잡혀오는 수저 세트는 왠지 앞으로 등장할 요리들까지 기대하게 만듭니다.
그릇 하나하나 수저 하나하나 유기, 자기 등도 국내 최고 수준의 도예작가가 수작업으로 제작했다고 하는데
그릇 1000여점의 가격만 2억원을 호가한다고 합니다.
전채로는 파인애플 소스를 곁들인 양상추 샐러드입니다.
새우와 피단이 곁들여 지는데 맛은 평범한 편입니다. 하지만 재료들은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해바라기씨를 넣은 칡전병]
메밀가루에 칡으로 향과 색을 낸 전병입니다.
일반적인 메밀총떡과 비슷하게 부추가 놓여져 있는 반죽 안에는 김치가 들어있고, 해바라기씨가 반죽에 섞여있어서 고소함과 씹는 맛을 더해줍니다. 칡의 전분 성분과 메밀이 어우러져 쫀득쫀득한 질감이 정말 최고입니다.
쫀득한 식감이 너무 좋아 찹쌀이 들어간 것이 아닌지해서 여쭈어 보았더니 메밀이라고 대답을 해 주시더라고요.
곁들어 내어진 초간장도 산뜻하고 깔끔한 맛이 좋았습니다.
[한우영양곰탕]
그리고 등장한 한우영양곰탕입니다. 1인분씩 쟁반에 찬과 함께 담겨져 나옵니다.
뽀얗고 진한 국물입니다.
그리고 건더기는 도가니, 꼬리, 사태, 양지머리 등 다양한 부위들이 정말 "듬뿍" 들어있어서 보기만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찬으로는 잠시 후 설명할 골동반의 기본찬과 동일하며 골동반의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가 제공됩니다.
곤드레나물과 개죽나물 무침이 곁들여집니다.
[한우 육회 골동반]
위에서 말씀 드린것처럼 골동반은 비빔밥의 옛말입니다.
각각 양념을 한 나물들(도라지 나물, 버섯나물, 곤드레 나물, 개죽나물 등)과 육회가 얹혀져 있습니다.
골동반에 곁들여 지는 찬들입니다. 무엇한가지 흠잡을 곳 없이 맛이 좋았습니다.
적당히 쌉쌀한 맛의 멍게젓은 입맛을 살려주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굴비장아찌와 매실장아찌는 역시 별미이더군요.
배추김치는 젓갈이 많이 들어간 전라도식 김치였는데 뒷맛이 아주 개운하고 시원했습니다.
운암정에서 직접 담그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빔밥의 재료들은 썰어진 정도가 덜하거나 과하지 않아 밥과 잘 어우러져 입안에서 잘 어우러져 식감을 해치는 일이 없었습니다.
매실차와 과일들이 예쁘게 내어집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이 나오기 전에 처음에 테이블에 있었던 것과 같은 물수건을 한번 더 내어주시는데,
향이 없던 식전 물수건과 달리 은은한 향이 납니다. 식전/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최종 감상을 한마디고 정리하자면 "맛있습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더군요.
기본적으로 음식이 맛있었으며, 인공조미료의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편안한 - 네, 정말 한국적인 편안한 - 맛이었습니다.
9번 구운 소금을 비롯해 간장, 된장, 고추장은 숙성된 지 10년 된 씨장(kg당 50만원)을 한국농업예술위원회에서 구입해 접장으로 담그었다고 하며, 쌀도 직접 도정해서 사용하는 등, 재료에 대한 정성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오소리와 유황오리는 이용한 보양음식 메뉴도 있다고 하는데, 오소리 음식은 운암정이 처음으로 대중화를 했다고 하며, 한국 '전통'요리를 '정통'으로 승부하겠다는 야심답게 수라상이나 진연 메뉴는 진심으로 기대가 되더군요.
단품메뉴 한 가지만을 맛보고 운암정을 평가하는 것은 섵부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맛본 음식의 맛과 정성, 서비스는 합격점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을 굳이굳이굳이 지적하자면,
운암정이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인 손님들의 입맛까지 매료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 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하는 이야기는 비단 운암정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전부터 고민하던(;;) 한식의 세계화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만 제가 먹은 육회 골동반의 경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비빔밥에 같이 서브된 양념 고추장을 반 이하 정도로 넣고 비볐는데 간의 맞더군요. 그런데다 하나같이 맛있기는 했지만 같이 제공되는 찬들이 거의 젓갈이나 장아찌, 김치류이다보니 좀 짠가...싶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한식의 찬 자체가 젓갈, 장, 장아찌, 김치류가 주류이다보니 아무래도 자극적-맵고 짠-인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데 한국인 입맛엔 당연하고 맛있을지 모르지만(네...맛있죠=_= 휴...) 외국인들에게는 아무래도 좀 힘든 상차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만족스러운 한 그릇의 식사는 운암정의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정말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 속의 운암정 같은 식당으로 거듭나
세계속에 한식의 우수함을 알리는 데 앞장서는 운암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진심이라면 믿어 주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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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맛집 <운암정> 정보
주소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산 1-139
전화번호 : 1588-7789
홈페이지 : http://www.high1.co.kr/LEISURE/LEISURE01_05.asp
저두 여기가면.,..
꼭 방문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