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 "여름이고 하니.. 장어나 먹으러 가죠! "
어머니 : "우리딸..더 몸보신시켰다간 시집 못보낼것 같다만.... 오랫만에 강화도나 다녀올까? "
딱히 몸보신이 필요한 가냘픈 몸은 아니지만 ;; 여름철이면 한번은 꼭 먹어줘야만 할것 같은 음식이 바로 <장어>다.
올 여름엔 가족들과 함께 강화도에서 다음날까지 느끼함이 가시지 않을 정도로 원없이 장어를 먹고 왔던 필자 ;;
<장어>는 필자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 원기를 북돋아주는 보양식으로 사랑 받는 음식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웃나라 일본에서 역시 장어는 보양식으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우리의 장어요리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가진 일본의 장어요리는 장어 매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고도 남을만한 매력적인 맛이다.
본격적인 장어덮밥 이야기를 나누어 보기 전에 간단히 장어에 대해서 알아볼까 ?
장어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간단히 분류를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민물장어 (뱀장어,우나기) : 민물 혹은 민물과 바다 경계에서 잡힘. 대표적으로 풍천장어
2. 붕장어 (아나고) : 회, 구이로 먹음. 깊고 따뜻한 바다에 서식
3. 먹장어 (꼼장어,곰장어) : 안주의 대명사 . 얕은 바다에서 잡힘
4. 갯장어 (참장어,하모,누타우나기) : 여름철 별미, 쫄깃한맛
종류에 따라 맛과 풍미가 다르지만, 장어는 자양강장에좋은 스테미너 식품이다.
해독작용, 세포 재생력이 좋은 양질의 단백질과 성인병에 좋은 양질의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눈건강에 좋은 비타민 A, 피부미용에 좋은 비타민 E, 정력증강에 효능이 있는 뮤신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또한 굳이 영양적인 면을 따져보지 않더라도
가을이면 수만리의 바다를 아무것도 먹기 않고 몇달 동안을 헤엄쳐 다닌다 하니
장어를 섭취하면 괜시리 힘이 쎄진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것 같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날씨가 가장 더운 간사이 지방에서의 장어요리 인기는 특히나 대단하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고 , 수 많은 유명 장어 요리집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간사이 지방에서도 분지 특유의 살인적 더위를 자랑(?)하는 교토 !
교토 여행을 계획하며, 더위를 이길만한 보양식을 먹어야 겠단 생각에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일본 맛집사이트인 <타베로그>의 교토 장어집 랭킹을 살펴보다
1,2위 장어집을 제치고 필자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곳이 있었으니 바로 오늘 소개해볼 장어집 かね正(카네쇼) .
타베로그 교토 장어집 3위에 랭크되어 있는 <카네쇼>는
잘 구워낸 장어위에 계란 지단을 듬뿍 얹어 낸 <계란장어덮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140전통의 장어덮밥의 맛 ?!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교토 도착 첫 날.
습하고 더운 교토 특유의 날씨를 이겨내며 가까스로 관광을 마친 우리.
우리의 모든 관광일정은 음식점위치-_-에 맞게 짜여졌기 때문에 기온의 밤거리를 살짝 구경한 후,
8시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카네쇼>로 향하였다.
유난히 피곤한 날이었지만 머릿속엔 그저 계란장어덮밥을 먹겠다는 생각뿐 ;;
예약을 받지 않는 관계로 예약없이 지도를 보며 기온 안쪽 작은 골목에 위치한 <카네쇼>에 도착했다.
초행길이라면 한 번에 찾기 쉽지 않을법한 곳에 위치해 있다.
▲ 기온의 작은 골목에 위치한 장어요리집 <카네쇼> @www.Rimi.kr
유카타를 입고 나막신까지 신고 관광을 다녔던 터, 만신창이가 되었던 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작은 문을 드르륵 열었다.
이내 풍겨오는 구수한 장어냄새 ! 냄새만으로 왠지 힘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 : 자리 있나요?
카네쇼 : 죄송합니다. 오늘 분 장어가 다 떨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필자 : ......................... (망연자실)
"스미마센, 스미마센" 정중히 사과하는 애꿏은 청년의 뒷통수에 원망의 시선을 1분쯤 보낸 후에야 겨우 발길을 돌릴 수가 있었다.
그렇게 가게 문 앞에서 쓸쓸히 돌아서야 했던 교토 첫 날밤..
왠지 모르게 억울해진 우리는 일정을 수정하면서 까지 이튿날 다시 <카네쇼>로 향하였다.
혹시나 늦으면 다시 못먹을까 하는 마음에 오픈 시간에 맞춰 달려가는 갸륵한 정성! (식탐)
두번째 손님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식사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아담한 크기의 가게다.
이 곳은 1866년 교토에 오픈해 14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일본에는 대를 이어 음식점을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이 곳 역시 현재 4대째 아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주문이 들어가면 부엌 한 켠에 놓여진 숯불에서 꼬치에 꿰어진 장어를 정성스레 굽기 시작하신다.
부채로 살살 부쳐가며 진지한 모습으로 장어를 구우시는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30분이 넘는 기다림의 시간이 당연하듯 느껴진달까?
빨리 먹게해달라고 채근해선 맛있는 장어를 맛볼 수 없는것만 같은 느낌이다.
장어가 거의 구워질때가 되니 젊은 청년이 킨시동에 들어갈 밥과 함께 지단을 곱게 썰어 준비하신다.
계란장어덮밥 <킨시동 (きんし丼)> 1,000円
30분이 넘는 기다림의 시간의 끝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계란장어덮밥이 나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고운 병아리색의 지단이 가득 올려져있다.
그릇의 푸른빛과 얇게 부쳐낸 병아리색이 묘하게 대비되어 식욕을 자극한다.
계란이 가득 올려진 킨시동은 장어라 하면 다소 부담스럽게 느끼는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메뉴라 한다.
▲ 여성들이 유독 좋아한다는 킨시동 @www.Rimi.kr
▲ 곁들여지는 맑은국 @www.Rimi.kr
▲ 간단한 쯔케모노 @www.Rimi.kr
계란 지단을 살짝 들춰보면 안쪽에 숨겨진 카바야끼 (숯불에 구운 장어)가 모습을 드러낸다.
천천히 소스를 발라가며 구워낸 맛있는 우나기다.
일본에서 장어를 굽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장어를 길게 둘로 갈라 꼬치에 끼워 소스를 바르면서 굽는데
관동식은 장어를 한번 쪄낸 후 구워 부드럽고 ,
관서식은 장어를 그대로 꼬치에 키워 구워내 바삭바삭한 느낌이 강한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관동식은 장어를 단단한 등쪽에서 갈라 쪄내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손질하는 반면 ,
관서식은 배쪽에서 가르게 된다고 하는데 <카네쇼>에서는 관동식을 따른다.
등쪽을 절개할 경우 두께가 일정하게 잘리기 때문이라고..
부드럽게 익은 장어를 조심스레 들춰보면 장어소스로 맛을낸 먹음직 스러운 윤기흐르는 밥이 있다.
<카네쇼>에서는 오픈키친을 통해 만드는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어 더욱 즐거운 곳이다.
킨시동의 밥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자.
잘 지어낸 고슬고슬한 밥에 장어소스를 넣고 자르듯 섞는다. 마지막에 고소한 참깨를 넣어섞으면 양념밥이 완성!
자 이제 맛을 볼까?
양념밥 위에 장어 한조각과 지단을 듬뿍 얹어 함께 먹는것이 포인트!
베어문 순간, 가장 먼저 인상깊게 다가오는것은
긴 역사만큼이나 깊고 은은한 맛의 장어소스 였다.
킨시동에 곁들여진 장어 자체의 양념은 기본 우나기동에 비해 약한편인데
밥자체에 양념이 되어있기 때문에 수북히 올려진 부드러운 지단과 함께 먹으면 딱 좋은 짭조름한 맛이다.
밥 자체도 잘 지어졌을뿐 아니라, 밥에 들어간 참깨의 고소함이 장어의 진한 맛과 잘 어우러진다.
계란의 부드러움과 진한 장어의 맛의 궁합이란 두말하면 잔소리 !
장어덮밥 <우나주 (うな重)> (1,800円)
뚜껑이 붙어있는 사각형 상자 그릇 주바코(重箱)에 흰밥을 얹고 장어를 올려내는 요리 <우나주> .
참고로 같은 요리라 할지라도 주바코가 아닌 둥근 사기 혹은 도기 그릇에 담아내는 요리는 <우나동 (うな)> 혹은 우나기 돈부리라 말한다.
킨시동에는 장어 반마리가 들어가는 반면, 우나주에는 잘 구워낸 장어 한 마리가 오롯히 들어가 있다.
윤기 흐르는 흰 밥에 바삭바삭 잘 구워진 카바야끼를 올려먹는다.
부드러운 계란을 곁들여 먹을때와 달리 장어의 맛이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데, 장어자체에 소스가 더욱 진하게 베어들어 있다.
깊고도 은은한 소스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는, 긴 세월을 통해 얻어진 맛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장어의 식감은
폭신폭신한 살점이 입안에서 사르르 흔적도 없이 녹는 식감 vs 쫀득하면서도 혀 끝을 밀어내는 탱탱한 식감
으로 크게 구분 될 수가 있다.
이 곳의 장어는 쫀득하고 탱탱한 맛에 가깝다.
이 곳 우나주의 탱탱함과 쫀득함은 맛 본 직후보다, 오히려 시간이 흐른 뒤 문득문득 생각나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
일정을 수정해가며 다시 이 곳에 들른 보람이 느껴지는 맛있는 장어덮밥이다.
순간순간, 아쉽게만 느껴지는 "여행" 이라는 시간 속에서
일정을 수정해가며 놓친 음식점을 다시 방문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던 결정이었다.
쓸데없는 "오기"라 말할 수도 있었을테고, 어쩌면 나의 무서운 "식탐"이 빚어낸 에피소드 였을지도 모른다.
가게를 나서려는데 어제 장어가 떨어졌음을 알려주었던 젊은 청년이 우리를 따라나섰다.
"어제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 "
정중하게 사과하며 방긋 웃는 청년의 한 마디에 왠지 모르게 서럽기까지 했던 어제의 억울함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교토의 마지막 만찬이군. 다시 오길 잘했어"
장어 한 그릇으로 힘이 불끈 솟는 듯한 기분에 취한 나는 다시 "또각또각" 나막신을 이끌고 교토의 고즈넉한 밤거리를 나섰다.
일본 교토 맛집 <かね正(카네쇼)> 정보
타베로그 소개 페이지 : http://r.tabelog.com/kyoto/A2603/A260301/26000252/
홈페이지 : http://www.unagi-kanesh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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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진짜 좋아하는데.... 특히 돈부리가 너무 끌린다ㅎ
밥에 장어에 지단까지...정말 맛있겠어요
하지만 무슨 그냥 장어를 위에 올려먹는 밥이였어요ㅜㅜ
장어 못 먹었는데 일본에서 먹고 나서 완전 사랑하게 됐어요~~
장어덮밥은 역시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