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 요리 in story 에 소개했던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 포스팅 보기 클릭 )
그 중에서도 조제가 남주인공 츠네오 에게 처음 아침상을 차려주는 부분은 몇번이고 돌려볼만큼 참 좋아하는 장면.
조제는 능숙한 솜씨로 폭신하게 부쳐낸 일본식 계란말이, 쯔케모노로 전형적인 일본 가정식을 차려내고,
별거 없어 보이는 아침상을 받고 츠네오는무표정한 얼굴로 먹기 시작하지만
조제의 손맛이 담긴 반찬들에 매료되어 금새 허겁지겁 밥 한공기를 먹어치운다.
정갈하고 소박한 일본식 아침식사에 대한 환상 은 비단 이 영화 때문만은 아니었다.
즐겨읽는 "에쿠니 가오리"씨의 소설 속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일본식 아침식사에 대한 묘사를 잠시 살펴보자.
소설 속 주인공들이 차려내는 아침식사에 관한 글을 읽고 있노라면,
늘 빵이나 조식뷔페로 아침을 떼워야만 했던 여러번의 일본 여행이 그저 원망 스럽기만 했다.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 료칸에서의 아침이 그토록 기대되던 것은 ..
료칸에서의 신선놀음 중 무엇하나 기대하지 않았던것이 있겠냐만
제대로 차려낸 일본식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필자에겐 무척이나 가슴 설레이는 일이었다.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 저절로 눈이 떠졌다.
집에서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지만, 여행지에서 만큼은 누구보다도 부지런한 필자 -_ -
아래위로 두툼하고 폭신하게 깔아주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꼼지락 대며 아침을 기다린다.
전 날의 맛있는 저녁 식사와 노천 온천욕으로 한층 건강해진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며 찍어둔 료칸 바깥 정원 풍경]
전날 저녁 식사 ( 저녁 식사 포스트 보기 ) 에서 맛보았던 환상의 "밥" 때문인지 우리 모두는 아침 식사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었다.
아침 식사는 방이 아닌 료칸 본건물에 딸려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식당에 차려졌다.
식당의 테이블 역시 따뜻한 코타츠가 드리워져 있다.
안내해주시는 대로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오차와 함께 정갈하게 상을 차려주신다.

야채 샐러드
새싹과 양상추등에 과일등으로 상큼하게 만든 드레싱을 뿌려낸 야채 샐러드.
상큼한 드레싱과 함께 재료들의 신선함이 돋보인다. 아직 잠이 덜깬 입안의 감각들을 상큼하게 살려준다.
유도후(두부요리)
삶아 썰어낸 두툼한 두부 2조각이 나왔다.
대부분의 료칸에서는 두부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고 한다.
곁들여진 간장과 가쓰오부시등을 올려 먹는다. 부드러운 식감과 순한맛이 좋았다.
미소시루
저녁 식사엔 구수한 아까미소(적된장)로 만든 장국이 나왔는데 아침식사에는 시로미소(백된장) 가 나왔다.
아침식사 메뉴들과 잘 어우러지게 순하고 달큰하게 느껴지는 맛이다.

쯔케모노
우메보시 , 오이, 양배추 절임등이 나왔다.
강하지 않은 맛이 재료의 아삭함을 잘 살려낸 다양하고 맛있는 반찬.
우메보시 이외에는 강하게 절이지 않아 야채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밥
저녁 식사에 이어 아침식사까지 감탄하며 먹었던 바로 그 감동의 밥이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쫀득쫀득한 밥알을 씹으면 단맛이 느껴질 정도.
사실 저녁 식사에는 육류, 생선 등을 이용한 각종 화려한 요리의 끝에 밥이 살짝 곁들여지는 식이었다면
아침식사에는 "밥"을 중심으로 간단한 반찬이 곁들여져 나오는 식이었기 때문에 밥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달까..
각종반찬
커다란 접시에 4~5개의 반찬이 1인분씩 담겨져 나왔다.
숙주와 무등을 가볍게 무쳐낸 무침요리와, 데이야키소스에 구워낸 연어조각,
각종 야채, 멘타이코(일본식 명란젓), 절인 다시마, 계란말이다.
하나하나 정갈하고 깔끔한 가정식 느낌의 반찬들..
후쿠오카 지역엔 일본식 명란젓 "멘타이코" 가 유명하다.
모양만 봐도 우리가 흔히 먹는 명란젓과 비슷하단 생각이 드는데 , 그 역사를 살펴보면 부산에 거주하던 일본인이 한국의 명란젓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명란젓에 매운맛이 조금 더 가미되어 있는 정도?
그 유명세와 다르게 필자는 큰 감흥을 얻지 못하고 온 음식. (역시 뭐든 원조가 좋다! ) 
일본식 계란말이.
폭신하고 달큰한 느낌이 좋아 일본식 계란말이를 참 좋아하는데 ,
얼마전 모 이자카야에서 먹었던 환상의 계란말이를 제치고 필자 자체 계란말이 랭킹-_- 1위로 우뚝 선 녀석이다.
두툼하고 폭신하게 부쳐낸 계란말이의 달큰하고 부드러운 그 맛 이란 !
최고의 밥에 폭신한 계란말이를 함께 먹고 있자니 (과장을 좀 보태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여기서 잠깐 !
우리나라와 다른 일본의 식사예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큰 행복 중 하나가 "여유로운 아침" 이다.
평소엔 안그러다가도 여행만 가면 새벽부터 눈이 떠지는 필자의 "여유로운 아침"이란
"늦잠"의 의미가 아니라 일상에선 느낄 수 없는 (즉 꼭 해야할일이 없는) 단어 그대로의 "아침의 여유" 랄까 ..
그런 이유로 여행에서의 아침식사는 언제나 즐겁다.
특히나 이번 료칸 여행에서의 아침식사는 정갈하고 소박한 일본식 아침식사에 대한 환상 을 이뤘다는 이유에서
그 어느때보다도 여유롭고 행복한 아침이었다.
그 곳. 그리고 그 날의 아침식사가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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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같이 여행갔던 사람들은 계란말이가 달달하다고 싫어했지만 , 전 아침식사때마다 미소시루랑 계란말이로 밥 잘먹고 왔어요 ^^
항상 계란말이는..못먹겟더라구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