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님, 갱이죽 드셔보셨어요?"
얼마전, 제주도에 다녀오신 지인님께 생소한 제주도의 먹거리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갱이죽이오?"
단어만으론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 음식인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던 이름이다.
"아..정말 제주도에서 먹은 많은 음식들 중에서 가장 그리운 음식이에요.
제대로 끓여낸 전복죽과 견줄만한 맛이었어요"
헛..전복죽과 견줄말한 죽이 있다니!
제주도에 가면 꼭 아침 한끼는 전복죽을 찾아 먹던 리미에겐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였다.
갱이죽! 대체 넌 누구냐!

지역에 따라 성산포,동부지역에서는 "갱이죽" 제주시권에서는 "깅이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
"갱이"또는 깅이는 표준어로 "게"를 지칭하는 말이라 한다.
제주도에서는 바닷물이 빠지고 난뒤 돌틈이나 바위를 뒤집어 보면 작은 크기의 게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잡은 게를 곱게 갈아 체에 걸러낸 뒤 그 물과 볶은 쌀을넣어 걸쭉하게 끓여 만드는것이 바로 갱이죽이다.
서민적인 재료지만 정성을 한껏 기울여 만드는 갱이죽은 한번 맛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맛이라고..
그 갱이죽을 맛보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장소는 바로 섭지코지 부근의 "섭지해녀의 집" 이었다.
제주도에는 여러 해녀분들이 공동으로 운영하시는 음식점들은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집 역시 해녀분들이 돌아가며 관리를 하시는 곳이라 다른곳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해산물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갱이죽 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손꼽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섭지코지를 나와 휘닉스 아일랜드 쪽으로 달리다 보면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는 1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실내에 앉아 밖을 바라다 보면 성산일출봉과 쪽빛바다를 한 눈에 감상 할 수 있다.


게를 통째로 위이잉 갈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갱이죽 만드는 과정이 무척이나 궁금했던 리미 !
새벽부터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보는 선머슴같은 아가씨가 신기하셨는지 감사하게도 죽 만드는 과정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다.
덩실덩실 부엌에 잠입해 찍어온 갱이죽 만드는 과정을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까 ?
갱이죽은 일체의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고, 신선한 방게만을 사용해 만든다.
바닷가 바위 등지에 서식하는 방게는 5~6월이 제철로 이때쯤이 되면 알이 꽉 배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다 한다.
이 곳에서는 제철을 만난 5~6월의 게를 잡아 산채로 냉동을 시켜 사시사철 사용을 한다고 ..
냉동에서 꺼낸 방게를 가볍게 씻은후 도깨비 방망이에 가득 채우셨다.
"드르륵 드드륵 위이~잉"
갱이죽을 시키면 테이블에 앉아 있어도 게 갈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더니 아마 이 소리를 말하나보다.

도깨비 방망이로 갈아낸 게는 체에 걸러 잘갈리지 않은 껍질을 골라낸다.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곱게 갈릴때까지 2~3번은 다시 갈아주어 물과 게살, 잘 갈린 껍질만을 준비한다.
게가 갈리는 동안 한쪽에선 이미 철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쌀을 볶고 계신다.
노릇하게 쌀이 볶이면 갈아둔 게를 부어 정성스레 쌀이 퍼질때까지 저어 죽을 끓여낸다.
글로 설명하려니 굉장히 간단해 보이는것 같지만, 실제 갱이죽을 맛보기 위해서는 주문을 하고 30분이 넘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주방에서 덩실덩실 촬영에 신난 리미는 그렇다쳐도 테이블에 앉아 오매불망 주린배를 부여잡고 죽을 기다리는 일행님들은 거의 아사 직전에 이르셨던 기억이 ;;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드디어 맛을 볼 시간이다.
커다란 그릇에 한가득 담긴 갱이죽에 마음이 흐뭇해진다.
바다내음과 함께 특유의 고소한 게 향이 테이블 가득히 퍼졌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갱이죽을 맛깔나는 밑반찬을 곁들여 떠 먹기 시작했다.
일체의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 갱이죽은 "게" 그대로의 맛 이다.
정성스레 끓여 구수하게 퍼진 쌀알과 함께 걸쭉한 게살의 맛이 일품이다.
고소하고도 담백, 신선한 바다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달까?


커다란 그릇을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오니 여행의 피곤함이 언제그랬냐는듯 싹 가시는 느낌 !
오랜기다림에 지쳐있던 일행님들도 함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가게를 나섰다.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은 혀는 물론, 사람의 마음까지 감동시킨다.
우연히 만난 제주도의 소박한 음식 "갱이죽"은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게" 그대로의 맛을 느껴보시고 싶으시다면 꼭 한번 맛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은 갱이죽 !
오늘같이 쌀쌀한 바람이 부는 아침엔 더욱 생각나는 그 맛 ..

글,사진,편집 : 레카미에 (www.ri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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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추울 땐 정말 따끈한 죽이 그리워져요- 제주도에 가면 꼬옥 먹어봐야겠어요 :)
꼭 드셔보세요 ㅋㄷ 전복죽과 견줄만한 맛이에요^^
꼭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