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도쿄라는 곳에 어떤 애틋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

도쿄,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일본이라는 곳에 흥미를 가지게 된것은
중학교 1학년때였다. 새빨간 CD에 흥미를 보였고 그건 바로 GLAY 의 DRIVE앨범과의 역사적인 첫 대면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GLAY가 좋아 ! 라고 외치며 무작정 콘서트에 가겠다며 일본을 가게되었고
일본말이라곤, 얼마입니까, 안녕하세요, 실례합니다.만 알던 우리는 건진것없이 새로운 문화, 통하지않는 언어,
우리와 비슷하게 생겼으면서 많이 다른 그들의 문화를 처음으로 체험하고 돌아오게되었다.
그이후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일본의 문화에 푹빠진 나는 그이후로도 3번정도 일본을 가게되었고,
그때마다 들린곳이 바로 도쿄다.
오사카와 도쿄는 각각 일본을 대표하는 큰도시이지만 양극화될 정도로 너무나도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도시들이다.
오사카가 시끄러울정도로 북적거리고 화려하고 즐겁고 먹거리로 가득하다면
도쿄도 역시나 사람은 북적대지만 어딘가모르게 서로에게 간섭하지않고 서로를 신경쓰지않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그득한
볼거리는 많지만, 사람에게 감흥을 느낄수 없는 도시였다.
하지만, 도쿄를 처음가고 다시금가고 또 다시금 가게되는건, 껍질을 벗기면 벗길수록 그안에는
내가 처음 느꼇던 도쿄와는 다른 도쿄가 존재한다는 것때문일 것이다.
아기자기한 악세서리 , 캐릭터 이쁜 옷에만 매달리고
타코야키, 크레페등 달콤한 음식을 먹으며
자유여행이었는데, 결국 가이드북에 노예가 되어 따라다니던 첫여행과 달리,
첫여행의 마지막 도쿄타워에서 바라본 도쿄의 도시의 모습은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싶을정도로
고요했고, 그저 반짝반짝 별들같은 빛들로 그득한 세계였다.

이책의 저자인 황보은씨도 그런 도쿄의 매력을 일찍이 깨닫고 그리고 먼저 모험을 한 케이스라 볼수있다.
그저 문화를 사랑하고, 여행을 다니는 걸로 만족하는게 아니라 도쿄라는 도시의 매력에 빠져
남편이 되실분과 직접 집계약을 하고 2년이나 도쿄에 눌러앉아계셨다고 하니, 말로는 쉬워도
실천하기에는 너무도 어려운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처음 도쿄를 여행하며 보이던 눈에띄던 것들을 다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우리의 두번째 여행에서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기로한다. 15일이라는 긴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었고, 우리는 그저 무작정
걸어다니기로 정한것이다. 물론 가이드북에서 나와있는 중심지를 기점으로 해서, 써있는데로 지도를보며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우리 발길이 닿는데로 가는 여행을 시작한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여행에서의 아침은 아침잠이 없어져 눈이 번쩍 뜨인다.
아침일찍 지유가오카를 도착한 우리는 너무나도 조용하고 거의 모든 가게가 오픈되지않은 지유가오카에서 멍하니 서있다가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단 햄버거로 떼우고 그 조용한 거리를 서성이기 시작했다.
나른하게 누워있는 고양이, 길거리로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는 주부들, 조금 늦게 출근을 하는 듯보이는 직장인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들..
그저 한국에서도 볼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우리나라가 아니다 라는 것 하나로
무척이나 낯선곳같은 느낌이 들었고, 어쩌면 소외되었다.라고 느낄수도 어쩌면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라고
느낄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지유가오카를 시작으로 그저 무작정 도쿄선을 타고 치바까지 가서 먹었던 약간은 희한했던 중국가정식 식당과
이케부쿠로 공원에서 밤새 하이츄를 사와서 동네사람처럼 앉아 수다를 떨었던 것들과,
신년을 맞이해서 남들처럼 메이지신사에도 가보고, 또 남들 다한번은 가본다는 하치동상앞에도 가보기도 하고,
15일은 우리에게 짧기도 길기도 했다. 그렇게 계획없이 사람들을 보고, 길거리를 걷고, 아무보이는 식당이나 들어가서
모르는 메뉴를 시키는 모험을 해보기도 하고 , 후쿠부쿠로에 돈을 탈탈다 쓰기까지 하다보니, 결국 14일
돌아가기 마지막날에는 교통비조차 없어 숙소에서 나가지 못하는 웃지못할 상황도 발생했었다.
특히 우리가 그많은 돈을 쓴곳중 하나가 바로
다이소와 그리고 100엔샵...
다른곳에서 같은 물건이 팔면서 100엔인데다가
먹을거리도 그득하다. 특히 자주먹은 과일주 하이츄와 함께 먹을 과자들이 그득했고,
편의점의 가리아게와 달콤한 계란말이까지.
그리고 언제나 우리나라에도 이런 음식들과 이런 자판기들이 생겨야돼 !!! 를 외쳤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의 여러 가게에서 일본제품을 찾을수있고, 자판기들도 똑똑해지고있다. 아이스크림 자판기만 안나왔을뿐이지~

그렇게 자유여행을 한 도쿄에서의 두번째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니
더욱더 도쿄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겼다.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건 그만큼 위험한것이기도 하다.
저자 부부도 처음에는 그랬을 것이다. 책에서처럼 세탁세제처럼 보이는 것이 알고보니 요플레 이기도 하고,
알수없던 쑤아~~~한 소다맛의 칵테일을 마시기도 하고 ,
모험심에 불타올랐지만, 그들이 보고 겪고 느끼고 했던 모든것들은 가이드 북에 나와있지않은
진짜 도쿄였다.
따듯함이 베어있고, 잠시나마 쉴곳을 마련해주는 벤치에 앉아 바람을 느끼기도 하며
약간은 낯설지만, 부부에게는 점점 익숙해지는 바로 그것이 도쿄였다.
도쿄를 어떤 방법이로든 경험해본 사람들은 말한다.
"도쿄는 여행으로 가기에는 참 좋은 곳이야, 하지만 살면 정반대일걸 ? 살기에는 부적합해.."
라고. 하지만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르고, 자신이 봤던 도쿄의 아주 단편적인 부분만으로 결론지어버린것에 불과하다.
도쿄에 어느곳에 자리를 잡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풍경을 보며 어떤 사람과 함께 하냐에 따라
나쁠수도 혹은 좋을 수도 있는 것은 도쿄뿐 아니라 다른 모든곳도 매한가지일것이다.
도쿄는 그 빠지는 깊이가 좀 더 깊은 도시일뿐.
책의 마지막부분에 가면 이런말들이 있다.
'일본이 좋아 ? 한국이 좋아 ?'
저자는 각 곳에 대해 어느정도의 애착과 그리움이 있기때문에 결국 그에 대한 대답은 나와있지않다.
이 저자 부부에게는 도쿄라는 도시는 나쁜일도, 서러운 일도 많았지만 그걸로는 저버릴수 없는 매력들로 가득했고
추억들로 가득했던 도시임이 분명함을 알수있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무언 가를 알아간다는 것. 도쿄를 알아간다는 것.
도쿄는 한결같다.
단지 받아들이는 당신의 자세와 타이밍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뿐.
이책에는 거의 어느 곳이 카페가 좋고 어느곳의 식당이 맛있고 이런 가이드정보는 나와있지않다.
보보리 아이스크림 정도가 나와있을까....
단지 가이드 북이 아니라, 여행을 떠날때.
그리고 여행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때
이 책을 한번읽어본다면 조금은 두려웠던 마음, 걱정되는 것들 부드러워지는 계기가 될것이다.
책의 제목 오후 3시의 도쿄.
제일 한적하고 점심을 먹고 나른하고 따듯한 햇살받으며 배 깔고 누워있기 좋은 여유의 시간인 3시.
낮잠자는 고양이,한적한 카페거리, 린넨커튼사이로 솔솔들어오는 바람, 피크닉과 도시락, 가슴따듯해지는 책한권과 아메리카노... 이모든 것이 한단어로 축약되는 바로 그 시간 3시.
그때 당신이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이책을 본다면 이책의 제목과 저자가 하고싶은 말이 좀더 가슴안으로
다가올것이라고 생각한다.
